126

이름

(2011-05-07 00:05:06, 조회 : 2399, 추천 : 568)

제목

첫만남

첫만남 -오월 저녁에- 김태원
======================

가슴에 남은 것들이
사라지고
풀잎 같은 아이와 거리에 남았다.

밀린 이야기와 꿈
오랫동안 기다린 웃음이
입술 위에서 춤추고
맑은 영혼이
내 어깨 위에 내려 앉고 있었다.

만나고 싶었던 것들은
얼마나 많이 쌓였었는가?
보이지 않았던 삶의 허공에
가득히 들어 앉았던 비밀들

내 영혼이 열리는 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풀리고
거기에
한 아이가 웃으며 서있다

꿈에서 보았던 풍경을 안고
바람을 밀치며
내 손을 잡은 아이여,

입술을 너머 가슴을 지나
내게 다가올
기억의 꽃을 먼저 피우는 아이여!

여기, 바람도 잠들고
저녁비 내리는 오월
그리운 시간은 눈(眼) 속에 잠들고
네 영혼은 말없는 강이 되어
가슴 깊이 흐르고 있다.

(2011.5.6. Y.J.)

II.

지금도 가슴 깊이
흐르고 있다
시간의 늪을 지나고
삶의 풍경을 지나
한 아이가 멀리서
바람을 타고
가슴 깊이 흐르고 있다

고요한 오후
햇살 위에서
찬바람 밀치고
따뜻한 웃음을 안은 채
언제나 흐르고 있다

내 생명 깃든듯
한 아이가
기억을 넘어
흐르고 있다

(20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