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 그 끝에서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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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마지막
그대 곁에 머물다
이제 나는 떠나네
남겨진 빛과
삶의 쓸쓸함이
언젠가
그대를 기억하게 하리라
천년의 숨소리를
밤마다 들으며
마음의 긴 여운을 안고
대숲의 바람을 안으리
바람이 얼마나 차가웠을까
길마다
그대의 모습으로 가득한
세상을 꿈꾸다
나는 홀로
발길을 돌리네
강가에서 오랜 시간
풀잎처럼
그대를 보았을 때
얼마나 행복하였는가
언젠가
어둠 속에서
그대를 부르며
오랜시간 손을 내밀고 있었지만
그댄 어느 곳에도 없었지
그대를 기다렸던
삶의 시간들
악마가 내피를 마시며
향연을 벌이는 동안
그대는 무엇을 하였는가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이
파도처럼 덮치고
내 신음이 침묵과 슬픈 눈빛으로
검게 변하는 동안
그대는 무엇을 하였는가
차마 다 부르지 못하고
그대 곁을 맴돌다
평화가 왔지만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벌거벗은 삶의 모습이여
나는 추위에 떨며
하얀 뱀의 가슴을 넘고
모래성을 지나
바람을 맞고 있네
그대 삶의 억센 갑옷
나의 바람 한점도
들이지 않아
나는 슬픔에 많이도 울었네
삶의 길이 때로는
울면서 돌아서는 것이기도 하지만
내 길을 따라 남아있는
그대 눈빛을
나는 버릴 수 있을까
아름다운 세상
만남보다 아름다운 이별과
쓸쓸함이
내 앞에서 목놓아 슬퍼하네
한계절도 살아남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
그 끝에서
나는 그대와 걸어온
길을
--- 버리고--- 떠나려하네
(2011.9.17. 마지막 연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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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되고 있다 
